직장 내 괴롭힘 신고 대상이 대표라면 — 2026년 7월 개정 매뉴얼로 본 ‘셀프조사’ 금지와 조사 절차

목차
1. 괴롭힘 신고 4건 중 1건은 ‘사용자가 행위자’
2. 2026년 7월 개정 매뉴얼의 핵심 — 사용자의 ‘셀프조사’ 배제
3. 조사위원회 구성과 기피·회피 절차
4. 절차를 빠뜨리면 어떤 제재를 받는가
5. 허위신고·반복신고는 어떻게 볼 것인가
6. 사업장 체크포인트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2021년 7,774건이던 신고가 2025년에는 16,373건으로 늘었고, 2026년 상반기에만 9,744건이 접수됐습니다. 2022년(8,961건)과 비교하면 3년 만에 82.7%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가장 까다로운 유형은 따로 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조사할 의무를 지는 사람이 바로 신고를 당한 사람인 경우, 즉 대표이사나 임원 등 사용자가 행위자로 지목된 사건입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7월 2일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을 개정하면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개정 매뉴얼이 요구하는 조사 절차와, 절차를 놓쳤을 때의 제재를 정리합니다.

1. 괴롭힘 신고 4건 중 1건은 ‘사용자가 행위자’

2026년 9월 공개된 국회 제출 자료(박해철 의원실)를 보면, 전체 괴롭힘 신고 중 사용자가 행위자로 신고된 사건의 비중은 매년 25~27%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네 건 중 한 건 이상은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조사 대상이라는 뜻입니다.

구분 전체 신고 사용자 가해 사건 평균 처리기간(전체 / 사용자 가해)
2022년 8,961건 2,309건 (25.8%) 59.3일 / 73.7일
2024년 13,601건 3,789건 58.0일 / 68.5일
2025년 16,373건 4,422건 (27.0%) 53.0일 / 62.1일
2026년 상반기 9,744건 2,498건 (25.6%) 41.1일 / 43.5일

사용자 가해 사건은 전체 평균보다 처리 기간이 길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사내 조사의 객관성을 신뢰하기 어려워 근로감독관이 직접 조사에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업장 입장에서는 조사를 잘못 설계하면 분쟁이 두 배로 길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 2026년 7월 개정 매뉴얼의 핵심 — 사용자의 ‘셀프조사’ 배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은 사용자가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거나 발생 사실을 인지하면 지체 없이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사용자’가 행위자일 때입니다. 종전에는 이 경우의 조사 방법에 관한 구체적 기준이 없어, 실무에서는 신고당한 대표가 조사 결과 보고서를 결재하는 상황도 드물지 않았습니다.

개정 매뉴얼은 이를 이른바 ‘셀프조사’로 규정하고, 사용자가 행위자로 신고된 경우에는 외부 전문가·기관 등이 조사에 참여하거나, 조사·보고·결재 과정에서 행위자인 사용자를 배제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전국 지방고용노동관서의 ‘괴롭힘 판단 전문위원회’ 운영을 활성화해 복합적인 사건의 판단 일관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매뉴얼 자체는 법령이 아니라 행정 지침이므로, 매뉴얼을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근로감독관이 조사의 ‘객관성’을 판단할 때 사실상의 기준으로 삼는 문서이므로, 이를 벗어난 조사는 제76조의3 제2항의 객관적 조사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될 위험이 큽니다.

💡 참고 자료: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고용노동부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26.7월)

3. 조사위원회 구성과 기피·회피 절차

개정 매뉴얼은 조사위원회 운영 절차도 구체화했습니다. 위원회를 구성할 때는 구성·절차·방법과 진행 과정을 피해근로자에게 미리 안내해야 하고, 피해근로자에게는 특정 위원에 대한 기피권을, 위원에게는 스스로 빠질 수 있는 회피권을 인정하도록 했습니다. 취업규칙 표준안의 관련 문구도 이에 맞춰 구체화됐습니다.

신고서가 없어도 조사 의무가 생길 수 있다

또 하나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정식 신고서가 접수되지 않았더라도 탄원서가 제출되거나 집단 퇴사 의사가 확인되는 등 회사가 괴롭힘을 ‘인지’한 정황이 있으면 조사 의무가 발생합니다. 법 조문 자체가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라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식 신고가 없었다”는 항변은 통하지 않습니다.

4. 절차를 빠뜨리면 어떤 제재를 받는가

괴롭힘 행위 자체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사용자가 행위자인 경우와 사용자가 절차 의무를 어긴 경우는 별도로 제재됩니다. 특히 신고자·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는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위반 내용 근거 조문 제재
사용자(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용자의 친족인 근로자)가 괴롭힘 행위를 한 경우 제76조의2 1천만원 이하 과태료
신고 접수·인지 후 객관적 조사 미실시 제76조의3 제2항 500만원 이하 과태료
괴롭힘 확인 후 피해근로자 요청에 따른 조치 미이행 제76조의3 제4항 500만원 이하 과태료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 필요한 조치 미이행 제76조의3 제5항 500만원 이하 과태료
신고자·피해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 불리한 처우 제76조의3 제6항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 누설 제76조의3 제7항 500만원 이하 과태료

비밀 누설과 관련해서는 조사 결과 보고서에 담긴 제3자 진술도 비밀에 해당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피해자가 “누가 뭐라고 진술했는지 알려달라”고 요구하더라도, 조사 참여자의 진술 내용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한편 조사 결과나 가해자 징계 수위를 피해자에게 통보하도록 강제하는 명문 규정은 없으나, 필요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피해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할 수 있으므로 조치의 ‘결과’가 아니라 ‘이행 사실’ 정도는 회신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유리합니다.

💡 참고 자료:
근로기준법 제116조(과태료)

근로기준법 제109조(벌칙)

5. 허위신고·반복신고는 어떻게 볼 것인가

개정 매뉴얼은 신고자 보호만 강화한 것이 아닙니다. 뚜렷한 근거 없이 여러 차례 신고해 업무를 방해하고 직장 질서를 훼손한 경우, 10개월간 7차례 반복 신고해 유급휴가를 받아낸 경우, 자신에 대한 징계를 방어할 목적의 허위 신고 등을 징계사유로 인정한 사례들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다만 순서를 뒤집으면 안 됩니다. 신고가 허위였다는 판단은 조사를 정상적으로 마친 뒤에 나오는 결론이며, 조사도 하기 전에 “허위신고 같으니 징계하겠다”는 식의 대응은 제76조의3 제6항의 불리한 처우로 평가돼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조사는 조사대로 하고, 허위 여부는 그 결과에 따라 별도로 판단하는 것이 유일하게 안전한 순서입니다.

6. 사업장 체크포인트

확인 항목 확인 기준
적용 여부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인지 확인 (4인 이하 사업장에는 제76조의2·제76조의3이 적용되지 않음)
취업규칙 조사위원회 구성, 기피·회피 절차, 사전 안내 의무가 반영돼 있는지
사용자 가해 사건 대응 대표·임원이 행위자인 경우 외부 전문가에게 조사를 맡기는 절차가 미리 마련돼 있는지
결재 라인 조사 보고·결재 경로에서 행위자를 배제할 수 있게 설계돼 있는지
기록 관리 신고 접수일·조사 착수일·조치일이 문서로 남아 있는지 (지체 없는 조사의 입증자료)
비밀 유지 조사 참여자에게 비밀유지 서약을 받고, 보고서 열람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지
예방 교육 50인 미만 사업장은 고용노동부 무료 예방교육 확대 대상에 해당하는지

문의 안내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사실관계 자체보다 절차를 어떻게 밟았는지에서 결론이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대표나 임원이 행위자로 지목된 사건은 사내 인력만으로 객관성을 갖추기 어려워, 조사 설계 단계부터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세종 지인노무법인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외부 조사, 취업규칙 정비, 예방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신고가 접수된 직후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므로, 조사에 착수하기 전에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본 자료는 일반적인 안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합니다.
※ 법령과 행정해석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적용 시점에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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